초등학교 2학년 때(1956년)였다. 아침마다 배달되던 조선일보를 받으면 얼른 어린이를 위해 제작된 지면을 읽다가 신문을 기다리던 아버지에게 야단맞곤 했다. “애들이 신문에서 뭐 볼 게 있다고 붙들고 있느냐?”라고. 한글을 깨우치고는 활자로 된 건 무엇이든 읽는 재미에 빠진 내가 아버지 눈치를 보며 신문을 받으면 제일 먼저 보던 게 당시 연재되던 ‘어린 왕자’였다. 뭔가 신기한 이야기로만 생각되었지, 내용을 이해한 건 아니었지만, 내 인생에서 본격적인 독서는 ‘어린 왕자’에서 시작된 셈이다. 그때 신문에서 읽은 ‘어린 왕자’의 저자가 누구인지 내용이 어떠했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해도 제목은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지만, 그게 그 유명한 생 텍쥐베리의 ‘어린 왕자’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. 그런데 며칠..